人の和清く展けゆく
사람의 깨끗하게 발전해 가는
平和の都高山市
평화의 도시 타카야마시
- 타카야마시의 노래 1절 중
여행기에 들어가기 앞서, 제목을 '다카야마'와 '타카야마', 어느 쪽으로 써야 할지 고민이었습니다.
영어로는 takayama인데, 한국어로는 다카야마가 맞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타카야마로 쓰는 사람도, 다카야마로 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어의 일본어 표기법 규정이 뭐같은 건 일단 냅두고, 오늘은 기후현의 다카야마로 갑니다.
나고야역~(특급 히다)~타카야마역
아무튼 전날 숙소였던 나고야부터 시작합니다. 체크아웃하고 나고야역으로 가야겠죠.


저 앞에 '메이테츠'가 공항철도가 도착하는 '메이테츠나고야역'입니다.
그 오른쪽에 JR의 나고야역이 있고요.
나고야역에서 기차에서 먹을 아침 사려고 돌아다니는데 우연히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쳤습니다.
나고야역 내의 '카페 쟝시아누'라는 곳이고, 저 병아리 이름이 삐요링인 듯합니다.
구글지도 리뷰를 보면 삐요링 푸딩, 삐요링 케이크 등이 꽤나 인기 있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5등분의 신부에서 니노를 가장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미쿠가 예쁘게 나온 것 같네요.
병아리에 헤드폰 씌워준 것과 머리 웨이브가 귀엽습니다.

나고야역에서 출발해 기후, 게로, 다카야마, 히다후루카와를 지나 토야마까지 가는
JR 도카이의 특급 열차 '히다'입니다.
대체로 나고야에서 출발하지만 간혹 오사카역에서 출발하는 편성도 있는 열차입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는데, 차량 내에 외국인(특히 서양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더군요.

옆을 스쳐 지나가는 도카이도 신칸센 N700S계.
일본에 여러 번 갔으면서도 아직 도카이도 신칸센 한번 못 타보긴 했는데,
신칸센을 패스 없이 타기에는 비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겠네요.
도쿄-시즈오카, 교토-나고야 등 적당히 짧은 거리로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여기는 기후역을 지나고 약 5분 정도 후, 아직까지는 그래도 도시 느낌이 크지만
갈수록 초록색이 시야의 면적을 넓혀나가며 시골 느낌이 번집니다.
가다가 뜬금없이 보이는 저 멀리의 관람차, 글 쓰면서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우누마역 근처의 일본 몽키 파크라는 놀이공원인 듯합니다. 잘 몰랐는데 이누야마 성 근처네요.


신칸센에 비하면 거북이 같은 재래선 특급이지만 창문 밖으로 보는 경치는 갈수록 예뻐집니다.
열차 진행 방향 오른쪽 좌석의 뷰가 강이 잘 보여서 좋았네요.
그동안 제가 봐오던 일본의 도시 모습이 아닌, 자연 version의 일본.
여기가 일본이었다는 생각을 잊게 만듭니다.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더 예뻐서,
그동안 제가 탔던 일본에서의 열차 중 바깥 경치가 손에 꼽게 좋았습니다.

히다는 꽤 긴 거리를 달려와서, 일본 3대 온천 중 하나인 게로온천이 있는 게로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많은 승객들이 타고 내립니다.
생각해 보니 일본에서 유명한 온천을 가본 적이 없네요(2023년 기준).
3대 온천뿐 아니라 노보리베츠, 벳푸, 아타미 등등.
온천을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는 편인데 료칸 비용과 교통비가 무섭네요.


빠른 신칸센도 좋지만, 여유롭게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재래선 특급 열차도 저는 좋아합니다.
일본에서 한달살이를 한다면, 대도시보다는 이런 시골이나 소도시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히다는 다카야마에 가까워지고 점점 사람 사는 동네 느낌이 납니다.

창밖 풍경을 꽤 많이 찍었는데, 다 올리긴 그러니까 대충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목적지 다카야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영어로도 takayama인데 왜 '다'카야마???
다카야마역은 시골역에 환승역도 아니지만 이 지역의 중심역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큽니다.
다카야마시가 일본 시 중에서 면적 1위인데, 그래서 그런가...?

다카야마역 개찰구 나와서 오른쪽으로 내려온 후 왼쪽에 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거기서 시라카와고 가는 버스표를 받았습니다. 물론 다카야마-호쿠리쿠 패스로 이용 가능하며,
이곳 다카야마 외에도 가나자와/도야마에서 시라카와고 가는 버스도 패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의 표에서 원하는 시간과 자리를 고르라 하는데, 노란색으로 색칠된 시간에는 안 된다고 합니다.
버스 예매는 전화로도 할 수 있는데 평일에는 그냥 직접 가서 해도 뭐...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시골 버스 터미널에 이런 게... 역시 재밌는 나라입니다.


숙소 가는 길에 발견한 반가운 얼굴들. 여기 다카야마시는 애니메이션 '빙과'의 배경입니다.
여주인공 치탄다 에루가 이렇게 얼굴을 들이밀면서 말하는 '私, 気になります!' 가 유명합니다.
본 지 꽤 돼서 내용은 잘 기억 안 나는데 이 대사만큼은 기억이 나네요.

'너의 이름은.'의 무대 중 하나인 히에 신사가 다카야마에 있습니다.


높은 건물 없는 도로의 끝을 따라 눈을 좇으면 산과 하늘이 보입니다.
평화롭고 관광객도 적지만 서양인들은 적지 않은 비율로 보였네요.
메인 길의 인도는 지붕이 있어서 비나 햇빛 피하기 좋습니다.
표지판 보니 마츠모토, 토야마 등 다른 현의 지역들도 보이네요.
참고로 마츠모토와 다카야마 사이에 카미코치라고 자연이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곳이 있는데,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불편하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안 나서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나가노현 여행할 일 있으면 꼭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입니다.
료칸, 산마치 전통보존거리

'료칸 세이류'. 두 명에 30만 원 정도로 료칸 치고는 싸게 예약했습니다.
원래 숙소 예약할 때 아고다만 썼는데 이때 처음 쟈란넷을 써봤네요.


료칸 로비. 별건 없고 시원한 차가 노미호다이(무한 제공)였습니다.
오른쪽 캐릭터는 다카야마랑 시라카와고에서 정말 많이 보였는데,
'사루보보'라는 이 지역 마스코트라고 합니다.
근데 얼굴 없는 모습이 슬랜더맨 생각나서 살짝 무섭네요.


아무튼 료칸에 짐 맡기고 점심 먹으러 왔습니다.
식당 이름은 '멘야 시라카와'. 금요일 점심인데 한 15분쯤 기다렸나...?
메뉴는 츄카소바(중화소바) 1종류인데 쇼유라멘 같은 느낌입니다.
보통/오오모리(곱빼기) 사이즈 고를 수 있고 계란 추가 옵션도 있습니다.
평범하게 맛있었습니다. 차슈도 맛있고 면도 꼬불면인데 좋았습니다.
다만 일행은 국물이 짜고 면이 한국 라면이랑 다를 게 없다며 별로라 했는데, 틀린 말은 아닙니다.
구글 지도 리뷰를 봐도 한국인 입맛에는 짜다는 의견이 적잖기에 감안하고 가는 걸 추천합니다.
쇼유라멘 하니까 오노미치 라멘이 떠오르네요.
그쪽과는 비교할 수가 없지만 여기도 꽤 맛있었습니다.

다카야마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미야가와를 기준으로 동쪽은 관광지가 많고,
서쪽은 다카야마역과 일반 주민들을 위한 유니클로, 다이소, 스타벅스 등의 가게들이 있습니다.

다카야마가 기후현의 교토라는 말을 듣는 이유인 산마치 전통보존거리입니다.
근데 교토랑 비교하면 양적으로 빈약하고,
결정적으로 이날 많이 더웠어서 오래 걸어 다니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추천하는 건, 히다규 스시 or 다른 길거리 간식 정도...?
여름보다는 눈 올 때 정말 예쁠 것 같네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구경하며 걸어 다니니 시라카와고 가는 버스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시라카와고 갔다 온 이야기는 다음 편에 따로 시라카와고 편에서...!

시라카와고 갔다 온 후, 저녁은 가이세키요리입니다.
히다규를 몇 점 안 줘서 아쉽긴 했는데, 맛은 확실히 고퀄리티였네요.
사진 맨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미소 소스가 진짜 맛있었습니다.

방안에 유카타도 있길래 입고 목욕하고 왔습니다.
밤의 다카야마는 그렇게 덥지 않고 낮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걸어 다니기 좋더라고요.

이건 다음날 아침식사인데, 일본에서 먹은 모든 식사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특히 3시 방향의 명란젓이 진짜 진짜 진짜 맛있어서 그걸로만 밥 3/4 공기는 비웠습니다.
아침부터 밥 두 공기 클리어는 처음입니다.
6시 방향의 시라스도 맛있었고, 8시 방향은 멘마였나?
왼쪽 위에 불고기 같은 것도 맛있었고, 미소시루도 미쳤습니다.
딱 하나 우메보시는 약간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짜...
이때 처음 먹어본 명란이 너무 맛있었는데,
한국 와서 이마트 명란젓 사서 먹어보니 그 맛이 나지 않더군요...
다카야마의 명란이 지금도 그립다.
미야가와 아침시장


사실 늦잠을 자서, 아침 먹고 나니 시간이 얼마 없는 데다 비까지 쏟아지더라고요.
미야가와 아침시장을 가봤는데, 비와 시간에 쫓겨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게 아쉽네요.
비 오는 와중에도 어찌어찌 사진을 몇 장 찍었지만 바지와 신발이 점점 젖어간다...
사쿠라야마 하치만구


사쿠라야마 하치만구. 미야가와 아침시장과 멀지 않습니다.
근처 나무, 산과 토리이의 일본스러움이 잘 어울려서 예쁩니다.
비도 오고 아침이어서 그런지 아무도 없는데, 북적거리는 모습도 보고 싶네요.


쭉 올라오면 이런 곳입니다.
다카야마에서 히다규, 명란 반찬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네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데다 숲에 둘러싸인 풍경이 맘에 들었습니다.

다카야마에서의 마지막 샷. 가는 곳마다 건물들이 예쁘니 사진 찍을 만합니다.
숙소에서 캐리어 찾고, 다음 도시로 가기 위해 빗속을 뚫고 다카야마역으로 향했습니다.
다카야마의 나머지 관광지
1박 2일 동안 타카야마에 있었는데,
그것도 시라카와고에 할애한 시간을 빼면 다카야마 구경을 오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못 본 다카야마의 다른 관광지, 음식, 축제 등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 타카야마 진야(진옥) 에도막부 시대에 실제 사용되던 관청. 고풍스러운 건물이고 산마치 전통거리에서 멀지 않습니다. - 타카야마 쇼와관 일본의 옛 연호 쇼와.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레트로 박물관 느낌인데 가격은 1000엔... - 타카야마 축제 다음에 오면 정말 보고 싶은 축제. 매년 4월과 10월에 열리며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축제라고 하네요. - 히에 신사 산마치 거리에서 20분 정도 걸어야 하는 꽤나 먼 위치이지만, '너의 이름은' 의 성지라는 점에서 안 가본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 히다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 3대 와규라고 하네요. 비싸지만 먹어볼 만합니다. |
이렇게 2일 차~3일 차 아침까지의 다카야마 여행은 끝났습니다.
2일 차엔 햇빛이 뜨겁고 3일 차엔 비가 쏟아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골 감성, 일본틱한 거리와 집들이 제 마음에 들었고,
료칸은 아침식사가 너무 좋았네요. 여기까지 오는 길의 기차에서 본 창밖 풍경도 좋았고요.
다음에 올릴 시라카와고 편은 별로 길진 않을 예정이지만
아름다움으로는 이번 여행, 아니 모든 일본 여행 통틀어서도 손꼽히게 좋았습니다.
하트 눌러주시는 분들, 글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이런 재미없는 블로그에 뭐 볼 게 있다고 와주시는지ㅜㅜ
그럼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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