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戸は五港の一つにて / あつまる汽船のかずかずは
고베는 다섯 항구*의 하나로서 모여드는 기선이 많구나
海の西より東より / 瀬戸内がよいも交じりたり
바다의 서쪽에서 동쪽에서 세토우치가 잘 섞였구나
- 철도창가 제1집 도카이도 본선편 62절
*다섯 항구: 하코다테, 니가타, 요코하마, 고베, 나가사키
나고야-다카야마-가나자와-교토를 거친 후, 디저트 같은 느낌의 마지막 여행지, 고베입니다.


저번에 교토역에서 끝났었죠. 플랫폼에 가니까 헬로키티 랩핑 하루카가 딱 멈춰있더라고요.
간사이공항-텐노지-오사카(우메다)-신오사카-교토를 이어주는 JR 서일본의 특급 열차입니다.
간사이 공항과 오사카를 잇는다는 점에서 난카이의 라피트와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하루카는 우메다 혹은 교토로, 라피트는 난바로 이어주므로 역할이 사뭇 다르긴 합니다.

열차에 탔는데 왜인지 출발을 안 하네요... 알고 보니 강풍으로 인한 열차 운행 지연.
교토에서 간사이 공항까지 1시간 반 좀 안 걸리는데 비행기는 6시에 출발합니다.
아무리 늦어도 공항에 4시 반까지는 가야 하는데, 3시가 지나고 4시가 지나도 출발을 안 하더군요.
네... 그래서 그냥 다음날 귀국 편 예약하고, 15만 원 날렸습니다.

+다음날 비행기표 결제하려고 카드 꺼내려는데 지갑이 없더라고요.
그제야 지갑 잃어버린 걸 깨닫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개찰구 근처의 직원한테 분실물을 물어봤는데,
너무너무 다행히도 거기에 있더군요. 이동 중 역에서 흘린 듯싶습니다.
일본이 아니었으면, 혹은 주워주신 분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지갑도 잃어버리고 멘탈도...

열차는 4시 45분 정도가 되어서야 교토역을 출발했습니다.
사진은 아마 오사카의 요도가와를 지나는 중에 찍었을 겁니다.
여행이 하루 연장되었으니, 내일까지 어느 도시에 있다가 갈지를 정해야겠죠.
선택지 1 오사카.
아직 1일 남은 패스 쓰면 교통비도 안 들고 공항까지 가기도 편하죠.
근데 오사카에서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몇 번 가봤었으니 패스했습니다..
선택지 2 교토.
그냥 하루 더 관광지 보다가 아침에 공항 와도 되었는데,
교토의 숙소가 비싸고 저녁 이후에 갈만한 관광지가 없다는 게 문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정한 곳, 고베입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일본의 웬만한 대도시 중에서 고베, 히로시마, 센다이를 아직 안 가봤더라고요.
히로시마는 한 달 후에 가지만.
궁금하기도 하고 야경도 괜찮겠다 싶어서, 오사카역에 내린 후 고베로 가는 JR을 탔습니다.
사진은 고베 모토마치역 근처의 아케이드 거리인데,
모토마치역 근처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있길래 예약하고 왔습니다.

일단 밥이라도 먹자 해서 근처의 식당에 왔습니다.
그릴 잇페이 모토마치히가시점이고 오므라이스 외에도 이것저것 양식을 취급합니다.
맛은 그럭저럭 평범했고 굳이 또 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일본 3대 차이나타운 중 한 곳이 고베에 있습니다.
나머지 두 개는 요코하마, 나가사키에 있는데 나가사키의 차이나타운만 안 가봤네요.
요코하마보다 규모도 작았고 열린 가게도 적길래 쓱 둘러보기만 하고 바다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저를 반겨주는 이런저런 문구들은 희미한 바다내음과 함께 고베에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날아간 20만 원 가량과 착잡한 마음도 껴안고...ㅜㅜ.


고베 베이크루즈 선착장을 관통하자 바로 배와 바다가 보입니다.
생각해 보니 이번 여행 중 첫 바다네요.

야경은 확실히 예뻤습니다.
일본 3대 야경에 포함될 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요코하마와 비슷한 것 같기도...?


스타벅스 메리켄파크점. 전망과 분위기가 좋다고 합니다.
오른쪽 건물은 고베 해양박물관이라고 합니다.
건물은 멋있는데 구글지도 리뷰 보니까 꼭 들어가 봐야 할 곳까지는 아닌 듯하기도?

고베 하면 또 유명한 게 'BE KOBE' 죠.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 옆에는 바다를 마주 보는 벤치가 여러 개 있는데 커플이 많았습니다. 흑흑.
참고로 오른쪽의 배 같은 건물은 고베 메리켄파크 오리엔탈 호텔입니다.
제가 본 호텔 중에서도 손에 꼽게 특이하고 크네요. 저런 데는 1박에 얼마 정도 하려나...?

사람 없을 때 뒤에 있는 관람차까지 나온 사진. 대표 사진 당첨!


멀리 보이는 쇼핑몰인 고베 하버랜드 모자이크로 걸어가 보았더니
모자이크 대관람차 뒤에 호빵맨 박물관이 있었습니다.
밤이라 어차피 닫혀 있긴 했는데, 호빵맨은 잘 몰라서 낮에 왔어도 안 갔을 듯하네요.


맨홀 뚜껑마저...? 너네 애향심이 상당하구나.
아무튼 다시 모토마치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자카야에서 비행기 놓친 썰이나 풀까 하다가 돈도 없고 체력도 없어서,
그냥 편의점에서 맥주랑 과자랑 먹고 내일 일찍 출발하기 위해 잠들었습니다.


공항 가는 길의 오사카역.
산노미야역에서 신쾌속 탈 때도 사람 정말 많았는데 여기는 정말...
역무원에게 길 물어서 하루카 플랫폼 찾는 것도 꽤 걸렸네요.
시간이 좀 남아서 돌아다니는데, 하루카 플랫폼 근처의 개찰구가 얼굴 인식이었습니다.
최근에 한국에도 도입된 걸로 아는데 일본은 벌써 하고 있었네요
참고로 고베에서 간사이 공항까지 이어주는 페리가 있긴 한데,
아직 패스 기간이 남아서 가격도 저렴하고 정시성도 확실한 철도로 갔습니다.
다음에 고베에 또 올 때는 배 타고 와보고 싶네요.

저 멀리 간사이 공항대교가 보이고, 진짜 한국 돌아갈 때가 되었네요.
에어로케이라는 항공사를 처음 이용했는데 괜찮았습니다.
청주공항에 뭐가 아무것도 없는 게 흠이겠네요.
이렇게 10편에 걸친 츄부-간사이 여행이 끝났습니다.
간사이 공항 스타벅스에서 본 머그컵들로 여행을 되돌아볼까요?

너무 조금밖에 못 봐서 아쉽고 자시고를 떠나서, 좀 더 이해가 필요한 도시 고베입니다.
기타노이진칸, 롯코산 마야산 야경도 있고 고베규도 유명하죠. 근데 그거 말고 뭐 더 있나...?
아무튼 한 번 와봤다는 것에 의미를 둔 고베입니다.


교토는 습하고 사람이 많았지만 아라시야마가 정말 좋았고 밤의 후시미이나리도 좋았습니다.
츠케멘도 맛있었고, 지쇼지 시모가모신사 철도박물관 등을 위해 또 오고 싶은 도시입니다.
가나자와. 크지 않은 도시에 3편이나 할애한 데는 그만큼 좋았었다는 이유가 붙습니다.
가본 곳 중 가장 '미'적인 도시이고, 도야마 후쿠이랑 묶어 호쿠리쿠 여행도 해보고 싶네요.
(옆에 깨알 히로시마)


다카야마와 시라카와고가 있던 기후현.
시라카와고는 그 이상 멋진 풍경을 찾기가 힘들 것 같고
다카야마는 료칸에서의 히다규랑 아침식사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명란젓 그립다...
나고야도 오래 보지는 못했죠.
찾을수록, 알아갈수록 나고야의 매력은 증폭되기에 마냥 노잼도시라 할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소카츠, 지브리파크, 나가시마 스파랜드를 못 경험해 본 게아쉽네요.
이렇게 고베 여행 및 츄부-간사이 여행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사실 고베 여행이라 써놓긴 했지만 찍먹의 찍먹, 고베의 정말 일부분 여행이라
고베 여행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으신 분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네요.
일본 10대 도시를
삿포로 센다이 도쿄 요코하마 나고야 교토 오사카 고베 히로시마 후쿠오카로 정한다면,
못 가본 곳이 이제 센다이 단 한 군데 남았네요.
원래는 24년 1월에 도호쿠를 가고 싶었는데 JR 동일본이 패스값을 올리는 바람에...ㅜㅜ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음 여행기에서 다시 만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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