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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가장 만만한 후쿠오카 근교, 다자이후 텐만구 [후쿠오카 2]

by 토키 TOKI 2024. 3. 10.
千年のむかし太宰府を / おかれしあとは此処
천년 전의 다자이후를 두었던 곳이 여기이네

宮に祭れる菅公の / 事跡かたらんいざ来れ

텐만구에서 모시는 스가와라 공의 사적을 말하니 자 오라

 

- 철도창가 제2집 산요큐슈 본선편 42절

 

저번 편에 오호리 공원 스타벅스에서 쉬다가 하카타역 근처로 다시 와서,

체크인하고 저녁 먹으러 나왔습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벌써 어두워졌는데, 역 앞에서 이렇게 뭔가 하고 있더라고요.

무계획 p의 여행이었다면 여기서 좀 돌아다니며 즐겼을 텐데,

알아봐 놓은 식당이 있어서 그러진 못했습니다.

  계획에 얽매인 j의 여행이 이럴 때 단점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계획대로 됐으면 그래도 괜찮았을 텐데, 원래 알아본 식당은 물론이고

혹시 몰라 찾아본 다른 식당들도 웨이팅이 1시간 넘게 있어서 계획도 어그러졌습니다...

 

금요일의 후쿠오카에 예약없이 모츠나베 식당 가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웬만하면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최선이지만,

적어도 그 식당의 웨이팅이 긴지 짧은지 정도는 파악하고 가는 게 좋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이때의 실패가 이후의 일본 여행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어찌어찌 밥을 먹고, 캐널시티에 왔습니다.

꽤 늦어서 쇼핑몰은 슬슬 닫아가고 있었는데 분수는 하고 있더라고요.

캐널시티에는 라멘집 모아놓은 곳도 있던데, 거기도 나중에 열었을 때 방문해보고 싶네요.

캐널시티에서 바로 하카타로 와도 되지만,

지하철 1일권도 있으니 나카스 근처 둘러보면서 텐진역까지 걸어갔습니다.

나카스에서 텐진 가는 길은 술집, 식당도 많고 유명한 야타이(포장마차)들도 있는 관광지이지만,

배도 부르고 야타이에서 재밌게 대화할 일본어 실력도 아니었기에 패스했습니다ㅜㅜ.

다시 후쿠오카에 가면 들르고 싶네요. 

이치란 라멘 본점입니다. 이틀 후에 먹으러 오게 되니 그때 리뷰할게요.

오랜만에 온 일본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는 산책.

어차피 나카스카와바타역 근처는 내일 또 오게 되지만...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다자이후로 향했습니다.

다자이후역

다자이후는 후쿠오카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가볍게 다녀오기 좋습니다.

하카타에서 버스를 타도 되지만, 저는 전철을 이용했습니다.

니시테츠후쿠오카(텐진)역에서 니시테츠후츠카이치역까지 이동한 후,

다자이후선으로 갈아타면 다자이후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다자이후역 앞

참고로 타고 온 니시테츠라는 회사는 큐슈 유일의 대형 사철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15개 대형 사철들... 도부, 케이세이, 도큐, 한큐, 난카이 등은 대부분 간토와 간사이에 있죠.

 

다자이후역도 역을 일본 느낌 나게 디자인 잘한 것 같죠. 가나자와역, 시부카와역도 그러하듯이

관광지의 얼굴인 역을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이 그곳에 대한 좋은 첫인상에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역 나와서 사람들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 보면 길쭉한 길 양옆으로 상점가가 늘어서 있습니다.

여기서 가보실 만한 장소가 몇 군데 있는데, 첫 번째는 이 스타벅스입니다.

우측 사진 출처: 구글지도

일본 전국의 특이한 스타벅스 하면 교토나 고베 키타노이진칸 등이 유명한데,

여기 다자이후도 유명한 편입니다.

구마 겐고의 작품으로 못을 일절 쓰지 않고 목재를 겹쳤다고 하네요.

참고로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았는데 아침에 커피 한 잔 하고 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사진 출처: 구글

梅ヶ枝餅 (우메가에모찌)라는 떡도 여기서 유명하다 하더군요. 하나 먹어봤는데 괜찮았습니다.

반드시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관광지 오면 간식 하나 사 먹어도 나쁘지 않으니까요.

하라주쿠 타케시타도리의 크레페나 가나자와의 금박 아이스크림 처럼요.

 

그외에도 기념품 가게나 돈구리노모리(지브리 스토어) 등이 있어서 구경할 만 합니다.

돌로 된 토리이를 지나가면 소 동상이 있습니다.

뿔을 만지면 공부/학업 관련 행운이 들어온다나... 뭐라나...

 

애초에 여기 다자이후 텐만구 자체가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곳으로,

일본의 합격/학업 성취를 바라는 참배객들이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여기랑 교토의 키타노 텐만구, 야마구치현의 호후 텐만구까지 일본 3대 텐만구입니다.

(텐만구: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신사)

다자이후 텐만구는 이런 느낌입니다. 

이때가 22년 12월이라 코로나가 좀 있을 때라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코로나도 없고 엔저다 보니 더 많겠죠?

 

텐만구 근처의 레인보우 터널로 가면 큐슈국립박물관으로 바로 갈 수 있는데,

저희는 다시 아까의 소 동상 쪽으로 가서 텐만구 반대쪽으로 향했습니다.

그쪽에도 큐슈국립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이 있더라고요.

뒤쪽으로 가는 길은 사람이 별로 없고 한적해서 좋았습니다.

예쁜 주택들도 있었고요.


 

후쿠오카 2편은 여기까지, 큐슈국립박물관부터는 다음 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후쿠오카는 큐슈 제일의 도시로서 근처 기타큐슈, 유후인, 나가사키 등의 근교로 가기 좋습니다.

그렇지만 후쿠오카시만 놓고 보면 별로 관광지가 많지는 않고,

먹고 쇼핑하러 가는 목적이 어울리는 곳입니다.

저도 후쿠오카를 다시 간다면 순전히 맛집 다니는 목적에 집중할 듯싶네요. 쇼핑은 관심 없으니...

 

나고야랑 비슷한 느낌 같기도 합니다.

관광지로 막 그렇게 좋지는 못하겠지만 음식 맛있고, 도시도 적당히 커서 있을 거 다 있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을 주는 게 어찌 보면 비슷한 점이네요.

실제로 후쿠오카시는 인구가 늘고 있는 몇 안 되는 지방 도시입니다.

 

아무튼 다음 편으로 해서 후쿠오카는 끝이 납니다.

후쿠오카도 끝나면, 글 작성 시점에서 가장 최근 여행 하나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그 여행이 꽤나 길었어서 15편은 남지 않았나 싶네요.

 

그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