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も兼六(けんろく)の公園は水戸(みと)岡山(おかやま)と諸共に
이름도 겐로쿠의 공원은 미토, 오카야마와 함께
かぞえられたる我が国の三公園の其一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공원으로 치는 삼공원 중 그 하나
- 철도창가 제4집 호쿠리쿠 본선편 57절
中편에서는 겐로쿠엔, 21세기 미술관, 저녁식사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下편에서 나머지를 기대해 주세요!


겐로쿠엔에 들어왔습니다. 입장료는 300엔이었고 입구가 여러 개인데,
저는 이시우라 신사 보고 오르막길 올라와서 이시카와 현립 미술관 쪽 입구로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올 때는 현립미술관도 가보고 싶네요!
들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신사가 있습니다. 구글지도 보니까 '가나자와' 신사라고 읽는 것 같은데,
도시 가나자와는 金沢라고 쓰고 여기의 가나자와는 정자를 써서 金澤네요.
정원에 딸린 작은 신사이고, 다자이후 텐만구나 기타노 텐만구에서도 모시는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신다고 합니다.


겐로쿠엔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이며,
나머지 두 개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이바라키현 미토의 가이라쿠엔입니다.
오카야마는 언젠가 갈 것 같은데, 미토는 잘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
오른쪽은 시구레테이라는 찻집입니다. 4시 반까지만 영업한 탓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앉아서 차를 음미하며 정원을 바라보는 평온함을 경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겐로쿠엔은 가운데에 있는 카스미가이케라는 연못이 중심이 됩니다.
일본의 정원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물'을 미적으로 되게 잘 활용하고 배치한다고 생각되네요.
그나저나 정원이 꽤 넓습니다. 1시간은 넘게 잡고 돌아야 할 듯싶네요.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분수다 싶었는데,
좀 더 찾아보니 1861년에 만들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라고 합니다.
위의 연못과의 높이 차이로 인한 수압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냥 봤을 땐 별생각 없던 게 알고 보니까 다시 보이네요.


이쪽은 왼쪽으로 뻥 뚫려있어 가나자와 도시를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개방감이 시원한 곳이었습니다.
이날 비가 오기도 해서 날씨가 흐렸는데,
가나자와시 자체가 일조량이 적고 강수량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겨울에 오면 눈 쌓인 모습이 예쁘겠네요!

구글에 겐로쿠엔 치면 이미지로 이 돌기둥 같은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찾아보니까 돌의 정체는 '코토지 등롱'이라네요.
영구치 전에 나는 유치의 치근(치아 뿌리)이
저 돌기둥 다리처럼 벌어져 있는데, 그냥 뜬금없이 생각났습니다.


얘도 그냥 큰 소나무네 하고 봤는데, 찾아보니 땅 위로 노출된 뿌리가 40개 이상이며
높게 나와있는 뿌리는 2m나 되는 그런 나무라네요!!

메이지 기념 지표.
중앙의 야마토타케루의 상은
메이지 13년 (1880년) 일본에서 최초로 세워진 동상이며,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좌측의 비석은
세이난 전쟁에 참가했던 전사자의 넋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가는 길의 연못과 폭포. 초록초록한 느낌이 좋네요!
이 정도로 겐로쿠엔 사진은 마칠까 합니다.
사실 가나자와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하고 간 곳이 겐로쿠엔인데,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넓어요. 걸어다니기 살짝 힘들었습니다. 2) 사전 조사를 하고 가든, 안내 책자를 잘 읽어보든, 설명판을 읽어봤어야 합니다. 분수든 소나무든 동상이든, 의미를 모르고 봤었네요. 3) 뭔가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무언가가 없었네요. 등롱... 소나무... 연못... 다 예쁜데 화룡점정은 아닌 느낌. 4) 하필 제가 간 날, 상당히 흐렸습니다. |
그래도 제가 기대를 많이 해서 그렇지, 기대 한 국자 빼고 간다면 볼 거 많고 걷기 좋은 정원입니다.
겨울에 눈 쌓였을 때, 혹은 봄에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찻집에서 차도 마시며 다시 한번 걸어보면 느끼는 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입니다.
미술관 들어가기 전에 밖에도 설치형 전시물이 뭐 이것저것 많았는데,
굳이 소개는 안 하겠습니다.


의문 1. 한국어가 왜 이런 곳에...? 그것도 '이불 시작'...?
의문 2. 근데 영어랑 한자는 왜 저렇게...? 잘 때 덮는 이불이 아니라 사람 이름인가 봅니다.
오른쪽은 티켓 사는 곳인데, 주말이라 줄이 꽤 있었습니다.
유료존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티켓이 있었는데, 전자는 그냥 일반적인 티켓(450엔)이었고
후자는 특별전시회도 포함했던 티켓이어서 더 비쌌습니다.
저는 전자로 끊었는데 웬만한 건 다 둘러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아마 이 미술관을 방문하시려는 분들 대부분 이 수영장이 주목적이실 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이렇게 위에서 보는 건 그냥 450엔 티켓만 끊어도 가능한데,
밑에서 올려보려면 따로 예약이 필요합니다.
저도 예약하고 가려했는데 인터넷에서 예약 방법을 못 찾겠더라고요.
21세기 미술관 홈페이지 가도 없고... 아마 현장 예약만 가능한 듯싶습니다.
먼저 미술관 와서 티켓 산 후 미리 수영장 예약을 걸어놓고,
만약 예약한 입장 시간까지 여유가 많이 남았으면
미술관 한 바퀴 돌고 오거나 겐로쿠엔 보고 오면 될 듯합니다.
평일이나 아침 일찍에는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수영장 입장이 가능할 것 같은데,
주말이나, 저처럼 오후 늦게 오면 안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토요일 오후에 예약을 안 하고 갔는데
정말 운 좋게도 자리가 나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마 우연히 취소표가 생겨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미술관 홈페이지의 설명을 보면,
'지상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수심이 깊은 수영장처럼 보인다.
그 수면을 경계로 지상과 지하(수영장 내부)의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창출한다.'
라고 합니다. 저 사다리는 매달리지 말라고 해서 그냥 잡고만 있었는데,
사다리 반대쪽에 앉아서 위쪽을 쳐다본다거나 하는 포즈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이건 홈페이지 공식 소개 사진인데, 이렇게 와이드하게 찍는 편이 예쁜 것 같네요.
저 공간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10분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미리 어떻게 찍을지 생각하고 가시는 편이 인생샷 건지기 좋아 보입니다.


수영장 말고도 다른 것도 몇 개만 올려보겠습니다.


현대미술은 참 어렵습니다. 일본어나 영어 해설이 있긴 하지만
둘 다 외국어다 보니 한국어보다 잘 안 읽히기도 하고,
사실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것도 있고요.
그래도 수영장은 여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는 유니크한 부분이 있고,
450엔 정도면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닌 것 같아서 충분히 방물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미술관 잘 안 가는데, 여기는 상당히 괜찮았네요!


가나자와는 골목들이 여유롭고 고즈넉하며
감성적인 뭔가의 느낌이 있어서 걸어 다니기 좋았습니다.


원래는 미술관 다 보고 스즈키 뮤지엄이라는 곳을 가려고 했는데,
늦어서 이미 영업종료길래 잠깐 가타마치에 있는 애니메이트 들렀습니다.
이런 소도시에도 규모가 크진 않습니다만 애니메이트가 있네요.

살 건 딱히 없었고 '최애의 아이' 가챠가 있길래 300엔 썼는데,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저녁식사는 근처에 평점 좋은 카레 가게가 있길래 왔습니다.
이름은 ゲッコ洞.


내부는 이런 느낌. 사장님 한 분이 운영하시고 관광지들과는 거리가 있어서
외국인이 잘 안 올 것 같았는데 의외로 외국인도 꽤 온다고 하십니다.
저번주에는 스웨덴 사람이 왔다나요.


카레는 평범하게 맛있었습니다. 바질 향이 꽤 있었고, 저야 원체 카레 좋아해서 잘 먹었습니다.
근데 가나자와까지 가서 굳이 먹어야 하나?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먹다 보니 밖에 비가 미친 듯이 와서 좀 잦아들 때까지 사장님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장님께서 영어를 할 줄 아셔서 일본어 영어 섞어가며 재밌게 이야기했습니다.
맥주도 몇 병 시켰는데 삿포로 병이 원래 저런 그림이었나...?
오른쪽은 기린이고, 라벨 없는 건 처음 봤는데 둘 다 되게 맛있었습니다.
캔보단 병이 확실히 제 입맛에 맛있었네요.


9시쯤 나왔는데 비가... 숙소 근처까지 버스 타고 가는 길이 만만치 않네요.
원래는 가타마치에 가고 싶은 오뎅집이 있어서 가서 술 좀 더하다 가고 싶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왔고 체력적인 문제도 감안해서 이날 일정은 여기에서 끊었습니다.
다음에 오면 되죠 뭐 ㅜㅜ.
가나자와 中편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도시가 뭐라고 상중하 3개씩이나 쓰는지...ㅋㅋ
가나자와에는 아직 경험 못해본 게 많습니다.
윤봉길 의사 암장지, 고린보와 가타마치에서 쇼핑이나 이자카야, 니시차야마치, 챔피온카레 등.
한국인들이 정말 잘 안 가는 호쿠리쿠 지방치고는 볼 게 많습니다.
이시카와현으로 넓게 보면 노토반도의 와지마도 있고 카가온센도 있네요.
다음에 호쿠리쿠 지방을 방문할 때는,
고마츠 공항으로 입국 후 호쿠리쿠 패스를 살 생각입니다.
그때는 도야마, 후쿠이도 같이...
마지막 하편에서는 오미초시장과 히가시차야 거리 위주가 될 예정입니다.
그럼 봐주셔서 감사하고 가나자와 하편에서 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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