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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학기 중에 갑자기 떠난 홋카이도 첫경험 [삿포로 1]

by 토키 TOKI 2024. 2. 13.

 

千里の林万里の野 / 四面は海に囲まれて
천리의 숲과 만리의 들판 사면은 바다에 둘러싸여서
 
わが帝国の無尽庫(むじんこ)と/  世に名ざさるる北海道
우리 일본의 무진고라 세상에 이름있는 홋카이도

 

- 철도창가 제6집 홋카이도 남항편 1절

 

개강 후 학교 생활 중, 일본 가는 싼 비행기 없나 스카이스캐너를 뒤져보는데

주말을 낀 삿포로행20만 원 초반대에 형성이 되어 있길래 즉흥적으로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설마 홋카이도를 이런 식으로 처음 가게 될 줄은 몰랐네요.

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삿포로역 

오전 7시 20분의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새벽 버스를 타고 6시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합니다.

여러모로 쉽진 않은 일정이죠.

 

인천에서 3시간 가깝게 날아와 비가 내리는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 갈 때 이렇게까지 비행기를 오래 탔던 건 처음이라 약간 지루했습니다.

그냥 푹 잤어야 하는데 잠이 안 오더라고요.

입국 심사가 끝나니 도라에몽이 맞이해주네요.

신치토세 공항의 국제선 쪽은 홋카이도 최대 공항치고는 아담한 사이즈였는데,

국내선은 수요가 많으니 규모가 크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참고로 2024년 3월 호쿠리쿠 신칸센 가나자와~츠루가 구간이 개통하면,

다음 신칸센 개통은 2031년 홋카이도 신칸센 신하코다테호쿠토~삿포로 구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삿포로까지 신칸센이 뚫려도 항공의 시간이나 운임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에

신치토세 공항은 오랜 기간 꾸준한 국내선 수요를 유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공항에서 삿포로역 가는 동안 찍은 미나미치토세역. 화질이 구려서 역명판이 희미하게 보이네요.

 

신치토세공항과 삿포로역을 이어주는 JR 홋카이도의 쾌속 에어포트에는

크로스시트(지정석)와 롱시트(자유석)가 있고 가격이 800엔 정도 차이가 나지만,

40분을 편하게 오는 것도 좋기에 각자 장단이 있습니다. 저는 돈을 아끼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삿포로역입니다. 하카타역이 생각나는 규모와 형태네요.

4월 초 봄이라 녹다 만 눈이 이곳저곳에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미 거의 다 녹아서 괜찮았습니다.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았고요.

 

홋카이도는 1년 내내 성수기라는 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봄가을,

특히 봄은 눈도 없는 데다 여름의 시원함과 자연경관도 없기에 비추천됩니다.

대신 수요가 줄어드니 비행기나 숙소 가격이 싸지죠.

2월 눈축제 시즌이나 7~8월 여름방학에 최소 50, 60만 원은 주고 가야 하는

삿포로행 비행기가 23만 원에 뜨니 결제의 유혹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먼저 간 곳은 삿포로역의 ESTA라는 쇼핑몰 10층에 있는 '라멘공화국'입니다.

역시 일본에서의 첫끼는 라멘만한 게 없죠.

내부를 이렇게 느낌있게 꾸며놔서, 어느 가게를 들어갈지 둘러보며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차도 있고...

원래 가려고 한 가게의 줄이 길길래 그냥 아무 데나 들어갔습니다.

삿포로에 왔으니 미소라멘을 시켰고 맛은 무난하게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5점 만점에 3.9정도?

 

홋카이도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삿포로 클래식입니다.

밑에 쓰여있듯이 '홋카이도 한정'이고, 맛있습니다. 그냥 삿포로 맥주랑 뭐가 다르냐고 물으면

솔직히 뭐라고 말 못 하겠는데, 그냥 느낌이 그래요. 병의 홋카이도 지도 디자인도 좋고,

여기서밖에 먹을 수 없다 보니 희소가치에 대한 확증편향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맛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서 본격적으로 삿포로 도시 구경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삿포로도 여타 다른 일본의 대도시와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바둑판 같은 직선직선한 계획도시 느낌이 꽤나 짙었습니다. 

사진 출처: 구글

삿포로 클래식에 이은 또 하나의 홋카이도 한정. 바로 편의점 세이코마트입니다.

다른 지역에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홋카이도에 대다수의 점포가 몰려있는

일본 고객만족도 1위 편의점이라고 하네요.

 

저도 사진은 못 찍었지만 세이코마트를 여러 번 들렀는데,

우유나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의 고소함이 뭔가 한 단계 위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포장에 '北海道' 쓰여있으면 홋카이도산 유제품 이용한 제품인데, 확실히 맛있었네요.

 

홋카이도 구 본청사

우측 사진 출처: 나무위키

여기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입니다. 원래는 들어가서 구경하려 는데 공사 중이었네요 ㅜㅜ.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에 나오는 은하단 본부 건물의 모티브가 이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고 가보고 싶었는데 유감이네요...

 

삿포로시 시계탑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에 온 곳은 삿포로시 시계탑입니다.

이곳이 외국인들이 실망하는 일본 3대 관광지라는 글을 어디선가 본 탓에

애초에 기대는 안 했습니다. 내부를 들어가 볼까 하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는데,

굳이 200엔 내고 내부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보다는 아까 홋카이도 구 본청사가 공사 중이 아니었다면 훨씬 예뻤을 것 같네요.

 

삿포로 TV 타워

오도리 공원삿포로 TV타워입니다. 항상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과 헷갈리네요.

2월이면 이곳에서 삿포로 눈 축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그런 건 없고 황량한 느낌마저 듭니다. 봄의 삿포로란...

TV타워의 전망대까지는 1000엔이지만, 3층까지는 무료이며 3층에 여러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삿포로에서 자주 보이는 스노우 미쿠가 쿠로미와 같이 있네요. 

 

3층에서 내려다 본 모습. 오도리 공원 방향은 아니긴 한데 뭔가 한국스럽기도 하고...

뭐 애초에 아름다운 자연이나 풍경에 큰 기대하고 오지는 않아서 별 상관은 없었습니다.

홋카이도를, 삿포로를 경험해 본 게 중요한 거죠. 

 

일본 곳곳의 타워들을 비교해 놓은 곳입니다.

아마 왼쪽부터 도쿄 타워, 후쿠오카 타워, 벳푸(?), 오사카, 나고야, 그리고 삿포로입니다.

다른 데랑 비교하니 도쿄 타워가 이렇게 컸었나 싶네요ㅋㅋ. 


2박 3일로 다녀왔지만 3일 차는 오전에 비행기가 있던 탓에 사실상 이틀의 여행입니다.

홋카이도를 이틀만 보고 오는 사람도 드물겠지만,

아무튼 1일 차 저녁부터 2일 차 오전까지의 일정은 삿포로 2편에 올리겠습니다. 

 

삿포로는 근교를 빼고 단독으로도 볼 만한 관광지가 꽤나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다음 편 끝나고 한꺼번에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삿포로 여행 가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그럼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