門司よりおこる九州の / 鉄道線路をはるばると
모지부터 시작된 큐슈의 철도노선은 아득히 뻗어
ゆけば大里の里すぎて / ここぞ小倉と人はよぶ
가노니 다이리를 지나 나오는 이곳을 사람들은 코쿠라라 부르네
(다이리역: 모지역의 옛 이름, 現 모지코역은 원래 모지역이었음.)
- 철도창가 제2집 산요큐슈 본선편 31절
이제 본격적인, 진짜 '북큐슈'의 시작입니다. 칸몬 해협의 도보 해저터널을 빠져나오면
근처에는 메카리 공원 및 메카리 전망대, 간몬카이쿄메카리역 등이 있습니다.
전망대는 도보 23분이길래 포기했고, 간몬카이쿄메카리역에서 모지코역까지 철도가 있긴 한데
나무위키를 보니 평일이나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아서 모지코까지 걸어갔습니다.
모지코레트로

해저터널을 나와 22분 정도 걸어와서 도착한 곳은 모지코레트로입니다.
이색적인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데, 뭐 대단하게 볼 게 있다기보다는 그냥 분위기가 괜찮아요.
일본인데 유럽 느낌도 있고 바다도 기분 좋고 식당이나 이것저것 가게도 많아서
기타큐슈 오시는 분들은 많이들 오시는 관광지죠.
기타큐슈 관광 정보 사이트를 보니, 과거 국제무역항이자 교통의 요충지로서 번창한
당시의 모습을 복원한 것이 모지코레트로 지구라고 하네요.
아인슈타인이 머물렀던 영빈관(구 모지미츠이 클럽), 큐슈철도기념관 등이 있다고 합니다.
철도기념관은 혼자였거나 철덕 일행이 있었다면 갔었을 듯하네요.

점심으로 먹은 것은 카와라소바, 한국말로 기와소바입니다. 저렇게 기왓장 위에 소바를 얹어줍니다.
면 자체에 딱히 어떤 맛이 있는 건 아니라 간장 찍어 먹어야 합니다.
음식의 특이한 비주얼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맛이 그렇게 빼어나다고는 말 못 하겠네요.
그냥 적당히 먹을만해요. 식당 이름은 원조 기와소바 타카세 모지코레트로점.
이 식당에서 장어덮밥도 팔고, 아니면 모지코는 야끼카레가 유명하니까 그거 드세요... ㅎㅎ.


밥 먹고 모지코 구경 좀 더하면서 산책하다가 모지코역으로 향하던 길입니다.
여행 때 사진 꽤 많이 찍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갤러리를 보니까 풍경사진보다 제 사진밖에 없어서 올릴 만한 게 별로 없네요.
그나저나 모지코역 역명판이 뭔가 예스러운 게 다자이후 생각나네...
이제 여기서 가고시마 본선을 타고 고쿠라역으로 향합니다.
아루아루시티

사진을 안 찍어서 그냥 퍼온 걸로 대체합니다. ㅜㅜ
고쿠라역에서 뒤(북쪽 출구)로 나오면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아루아루시티입니다.
히로시마 편 때 기타큐슈 공항에서 온 버스가 이 앞에서 내렸죠.
그때도 대충 소개한 것 같은데, 아무튼
아루아루시티는 각종 서브컬처 관련 가게(애니메이트/만다라케/스루가야 등)가
한 건물에 모여있어 오타쿠들에게는 천국입니다.
역에서 가깝고 한 공간에 밀집되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여기 이상의 오타쿠를 위한 장소는 아키하바라 정도밖에 모르겠네요.
오사카 덴덴타운이나 나고야 오스 상점가는 이렇게 밀도가 높진 않으니까요.

이곳에서의 재미는 자신이 아는 만큼(씹덕력)에 비례합니다.
그쪽으로 관심이 많으면 정말 살 것도 많고 구경만 해도 재밌어서
저도 3~4시간 동안 사진도 안 찍고 돌아다녔는데 그게 아니라면 30분 만에 쓱 둘러보고 끝.
가족끼리 가면 솔직히 굳이 갈 필요 없고 19금 코너도 이곳저곳에 들어가기 쉽게 있어서
어린아이들 데려가기도 별로인 듯싶네요.


사진 찍을 생각을 안 하고 그냥 돌아다니느라
여기서의 사진이 딱 하나 제 폰에 있는데 정상적인 사진이 아니네요. ㅋㅋㅋ
(잇시키 이로하 양 깨알 출연)
건물 내부를 오래 돌아다녔지만 산 건 오른쪽의 저거 하나입니다.
얘(후지와라 치카)랑 카구야랑 고민을 했는데 그냥 치카가 귀여워서 샀습니다.
2200엔 정도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살짝 비쌌지 않나 싶네요.
피규어나 넨도로이드도 아닌데요.

아루아루시티를 나와서 고쿠라성으로 가던 중 만난 틀딱 애니 모노가타리 시리즈.
일본은 웬만한 도시면 어디서든 이런 서브컬처 간판/그림/광고 등등을 쉽게 마주칠 수 있어서,
아는 거 나오면 괜히 반가운 느낌이 듭니다.
고쿠라성

고쿠라성, 기타큐슈의 몇 안 되는 관광지이려나요.
제 일행이 성에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안까지 들어가진 않고 그냥 근처만 둘러봤습니다.
주변에 야사카 신사가 있길래 잠깐 보고,
리버워크 기타큐슈라는 쇼핑몰도 있었는데 그냥 근처 카페에서 쉬었습니다.
배가 시모노세키에 일찍 도착해서 거의 오전 7시부터 뽈뽈뽈 돌아다녔더니,
한참 지난 거 같은데도 4~5시 이렇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휴식이 필요할 타이밍이긴 했습니다.
그래서 고쿠라역 근처에서 크레페 먹고 (처음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ㅎㅎ),
원래 계획대로면 탄가 시장을 가려고 했습니다만...
탄가 시장, 저녁 식사, 하카타역으로

스푸파에서의 백종원 님같이 가게에서 반찬 담아와서,
탄가 시장의 대학당에서 먹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그 어떤 가게도, 아예 문을 안 열었더라고요.
화재 때문에 규모가 작아졌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왜 아무 데도 안 열었지...? 했는데
알고 보니 일요일은 안 하더라고요. 하...ㅜㅜ... 여러분은 여기 가실 거면 일요일 피해서 가세요.

저녁 먹으러 온 곳은 고쿠라역 근처에 있는 모지코 맥주공방이라는 식당입니다.
오토시도 받았던 것으로 보아 식당보다는 술집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아무튼 아까 모지코에서 못 먹은 야끼카레 먹으러 왔습니다.
전 원래 카레를 정말 좋아하고 치즈도 좋아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근데 그 두 개의 시너지가 뭔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가 있냐, 하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담백하게 1+1=2 느낌이에요. 뭐 다른 식당의 야끼카레는 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평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3.8~4점 정도의 식당입니다. 가격도 저렴하진 않았다...

다 먹고 나니 한 7시? 8시쯤 되더군요. 고쿠라역에 가서 하카타행 열차를 탔습니다.
고쿠라에서 하카타를 가장 빠르게 이어주는 열차는 산요 신칸센(16분)이지만,
JR 서일본 소속이라 북큐슈레일패스(JR 큐슈)로는 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소닉, 키라메키 같은 특급 열차를(40~50분) 타야 그나마 빨리 갑니다.
근데 또 특급 배차간격이 짧지가 않아서, 시간 잘 맞춰서 가야 합니다.
저도 밥 먹으니 열차 시간 10분밖에 안 남아서, 고쿠라역까지 급하게 가서 코인로커에서 짐 찾고
출발 2분 전에 겨우 탔네요. 가는 도중에는 피곤해서 열차에서 풀숙면 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온 하카타역입니다. 사실 이 짤은 이번 여행 때 찍은 건 아니고,
예전에 후쿠오카 여행 때 찍은 사진인데 그냥 여기에 쓸게요ㅎㅎ...
이번 북큐슈 여행 때는 하카타역 동쪽 출구로 나갔고, 캐리어 끌고 가느라 안 찍었나 봅니다.
아무튼 하카타역 10분 거리의 숙소에 도착해서 짐 정리하고 씻으니 9시, 10시쯤 되더라고요.
편의점만 갔다 온 후 일찍 잤고, 숙소는 Hotel WBF Grande Hakata라는 곳이었는데 좋았습니다.
방이 약간 좁긴 했는데 싸서 그러려니 하고, 맨 위층에 대욕탕이 있어서 목욕하러 자주 갔습니다.
이걸로 북큐슈 여행 첫날 일정이 끝났습니다.
부산에서 시작해 시모노세키, 기타큐슈 여행을 마치고 하카타역까지 왔네요.
아쉬운 점 1: 탄가시장, 카이쿄칸 못 가본 것
아쉬운 점 2 : 사진 좀 더 많이 찍을 걸...
좋았던 점 1: 가라토시장에서 먹은 스시. 칸몬 해협을 바라보며 먹었던 그 기억.
좋았던 점 2: 아루아루시티.
대충 이 정도로 정리될 것 같네요.
기타큐슈 - 시모노세키의 웬만한 것들은 1박 2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기타큐슈 여행을 길게 가시는 분들은 유후인이나 후쿠오카, 멀리는 히로시마까지 가시거나,
렌터카 타고 야마구치현 돌던가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야마구치현 위쪽에 모토노스미 이나리신사라고 되게 예쁜 곳이 있는데 가보고 싶네요.
하루 일과 끝나고 밤에 이렇게 여행기 쓰는 게 지금 제 일본 여행 욕구를 억누르는 유일한 낙인데,
다 쓰고 더 이상 쓸 거 없어지면 그땐 좀 슬플 거 같습니다.
누가 저 좀 일본 데려가 주세요... 가이드 제대로 할게요 ㅋㅋㅜㅜ.
다음 여행지는 제 일본 여행지 탑 3에 꼽는, 정말 좋았던 곳입니다.
공감 눌러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하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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