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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사슴과 수족관의 일본 3대 절경 미야지마 [히로시마 2]

by 토키 TOKI 2024. 1. 31.

 

己斐の松原五日市 / いつしか過ぎて厳島
코이의 마츠바라 이츠카이치 어느새 지나니 이츠쿠시마

鳥居を前にながめやる / 宮島駅につきにけり
토리이를 앞에 바라보는 미야지마역에 도착했다네

- 철도창가 제2집 산요큐슈 본선편 19절

 

히로시마 여행 둘째 날 오전. 미야지마(이츠쿠시마)를 갈 예정입니다.

꽤나 유명한 관광지라 엄청 기대되었네요!

 

저는 히로시마-야마구치 패스를 이용해 JR을 타고 히로시마역에서 미야지마구치역까지 왔지만,

히로시마 전차를 타셔도 여기까지 올 수 있습니다. 가격은 싸지만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패스 설명은 지난 글 참조)

 

JR 서일본의 페리가 있고 다른 쪽 배도 있는데, 저는 패스가 있어서 JR의 배를 이용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오른쪽이 JR 쪽 승선장이며, 정가는 글 작성 시점에서 왕복 400엔입니다.

JR 서일본이 운영하는 배편. 미야지마까지는 약 10분 좀 더 걸렸었고,

배의 실외는 바람이 꽤나 불었네요. 머리스타일 망가짐.

 

배를 타고 가는 중 멀리 보이는 이츠쿠시마 신사의 물에 뜬 토리이.

미야지마를 넘어 히로시마현 전체에서도 원폭돔과 함께 유명한 관광지 쌍두마차이지 않을까요?

 

참고로 만조와 간조의 시간을 미리 확인하셔서 가면 원하는 경치를 보실 수 있는데,

저는 물에 뜬 신사와 토리이를 보고 싶어서 만조에 갔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시간 확인하실 수 있어요!

https://www.miyajima.or.jp/sio/sio01.php

 

 

도착하고 얼마 안 돼서 저를 반겨준 사슴.

미야지마의 사슴들은 나라와는 다르게 상당히 얌전하고 여유로운 느낌입니다.

나라만큼 개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섬 곳곳의 뜬금없고 의외의 위치에서 사슴을 발견할 수 있어서,

돌아다니는 중에 사슴 찾는 재미가 있었네요!

일본 관광지 어디를 가나 보이는 이런 티셔츠.

사고 싶지는 않지만 나름 구경하는 재미가 있죠. 

 

 일본 삼경 미야지마. 나머지 둘은 교토부의 아마노하시다테와 미야기현의 마츠시마입니다.

(글 작성 시점에서) 아직 둘 다 안 가봤어서 언젠가 가보고 싶네요! 

참고로 일본은 3대 어쩌고 붙이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3대 야경 3대 사구 3대 정원 3대 온천 등등...ㅋㅋ

길거리에서 애정행각 중인 사슴 한쌍. 꼴 보기 싫지만 귀여웠습니다... ㅎㅎ

오른쪽에 있는 구조물은 매년 8월에 열리는 미야지마 evening dancing matsuri를 위함입니다.

이날 밤에 마츠리를 가보고 싶었지만 체력과 시간의 문제로 포기했습니다 ㅜㅜ.

이츠쿠시마 신사에 들어왔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300엔이고 사진 스팟에는 줄이 길게 있습니다.

줄 서서 사진 찍는 게 시부야스카이와 하코네 신사 생각이 나더군요. 

썰물 때 가면 신사 밑의 물이 쫙 빠지지만

그 대신 토리이 근처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밀물 때 가는 게 여러모로 뷰가 예쁜 거 같습니다.

 

사실 토리이뿐만 아니라 신사 자체가 물 위에 있는 것도 특이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물이 빠지면 뻘 위에 세워진 신사가 될 텐데, 역시 만조 때 오는 것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이츠쿠시마 신사 근처에는 소나무길과 토리이가 보이는 해변이 있습니다.

날이 선선할 때 오면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태양에 익어갔습니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생각나는 더운 날이었네요.

여름 일본에서 양산과 선크림은 필수!

미야지마 수족관에 왔습니다. 피서 목적도 있지만 수족관은 원래 좋아하는 편입니다.

성인은 1400엔 좀 넘었던 것 같고, 아이를 데려온 부모님들이 여럿 방문하셨습니다.

수족관에서는 동물들을 이것저것 찍었는데, 인상 깊었던 몇 개만 올릴게요.

매가오리. 홍어 아닙니다. 얘네들은 벽에 딱 붙어서 사람들이랑 아이컨택을 하더군요.

다른 매가오리들이 오른쪽처럼 회색인데 반해 왼쪽 애는 혼자만 노란색이라,

아이들이 '엄마 얘만 왜 노란색이야??' 하던 게 기억에 남네요 ㅋㅋ.

 

주둥이가 튀어나왔고 꼬리 쪽에 검은 점이 있는 쥐돔.

이런 평범해 보이는 물고기도 어딘가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지요...?

And 니모.

수달이었나 해달이었나 까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이든 둘 다 너무 좋아하는 포유류입니다.

 

그 외에도 돌고래, 상어, 펭귄, 쏠배감펭, 투구게, 자라 등이 볼 만했습니다.

입장료가 살짝 비싸지만 여름에는 에어컨도 쐴 겸 방문하기 좋은 곳이었네요.

섬 안쪽으로 가다 보면 다이쇼인 이라는 절이 있습니다.

근데 이 계단은 도저히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교토의 조잣코지를 오기로 올라갔다가 땀으로 범벅된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더웠지만 하늘이 너무 예쁘고 푸르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예쁜 길거리를 멍하니 보고 있으면 이 이상 바랄 게 없죠.

황사 미세먼지 필터인 한국에 감사해라.

 

닿는 길 곳곳이 예쁘고 감성적이며 바다와 사슴이 있는 미야지마.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근사한 작품을 건질 수 있습니다.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100% 충족시켜 준 S급 여행지였습니다.

로프웨이랑 마츠리 등을 못 봤던 게 살짝 아쉬울 따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왜 거기 있니?

 

원래 가려던 식당이 무슨 영문인지 영업을 안 하더군요.

하는 수 없이 아무 데나 들어가서 시킨 카키동(굴덮밥)입니다.

굴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기는 굴이 명물이니까 뭔가가 다를까 했는데,

그래도 굴은 굴이었습니다. 1300엔 정도, 관광지라 저렴하진 않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굴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맛있게 드실 만한 맛?

 

오른쪽은 팥, 크림 등이 든 단풍잎 모양 빵 모미지만쥬를 튀긴 아게모미지입니다.

그냥 모미지만쥬도 먹어봤고 맛있었지만 아게모미지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200엔이었는데 비싸다고 생각도 안 들었네요. 꼭 드셔보세요! 

떠나기 전... 이 한 짤로 미야지마를 마무리합니다. 재밌었다!


 

아마 미야지마를 떠날 때가 오후 2~3시 정도 되었던 것 같네요.

아직 하루 일정은 끝나지 않았으니 다음 편에서 다음 장소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