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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긴타이교 건너서 이와쿠니성으로 [히로시마 3]

by 토키 TOKI 2024. 2. 1.
岩国川の水上に / かかれる橋は算盤の

이와쿠니강의 물 위에 걸린 다리는 주판의

 

玉をならべし如くにて / 錦帯橋と名づけたり

구슬을 나란히 늘어놓은 것처럼 보여 킨타이교라 불린다네 

 

- 철도창가 제2집 산요큐슈 본선편 23절

 

 

미야지마를 나와서 JR 산요 본선을 타고 서쪽으로 가면 이와쿠니역에 도착합니다.

이와쿠니는 야마구치현에 속하지만 히로시마시와 가깝기 때문에,

히로시마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 같이 둘러보고 생활권도 히로시마현에 가까운 곳입니다. 

미야지마에는 관광객이 정말 많은데 여긴 그에 비하면 확실히 적었네요.

 

야마구치는 시모노세키시도 기타큐슈에 잡혀있고,

이와쿠니시도 히로시마에 잡혀있는 불쌍한 현입니다.

언젠가 야마구치현 여행을 하는 날이 올까요...?

 

아직 일본의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후순위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와쿠니가 관광도시는 아니지만, 볼만한 관광지가 몇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일본 3대 명교 긴타이교입니다. 또 3대?

 

사진으로 볼 때보다 개방감이나 청량감이 엄청나서, 3대 명교라 할 만한 아름다움입니다.

긴타이교-로프웨이-이와쿠니성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 세트권이 있는데,

긴타이교 앞에서 970엔에 팔고 있어서 바로 구매하고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따로따로도 살 수 있지만 세트로 사는 편이 저렴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긴타이교를 건너서 로프웨이로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가는데, 그늘도 없어서 정말 더웠네요. 

로프웨이로 가는 중 발견한 분수대에 당장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참고로 일본 편의점에서 산 바디페이퍼로 몸을 닦으면 일시적으로 꽤나 시원해져서,

이번 여행 동안 더울 때마다 유용하게 썼습니다. 제품명은 100% gatsby 어쩌고...

이와쿠니성으로 가는 로프웨이는 좀 낡아보여서 저기에 내 몸을 맡겨도 될지 약간의 망설임이...

로프웨이에서 내린 후 이와쿠니성까지는 짧은 등산이 필요하니까 참고하세요.  

저는 여유롭게 걸어서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로프웨이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가면 이와쿠니성이지만,

잠깐 왼쪽으로 가면 위 사진의 뷰가 보이는 공간이 있습니다.

예쁘기는 한데 이와쿠니성 정상에도 전망대가 있으니 여기를 꼭 들를 필요는 없습니다. 

                                               

 이와쿠니성. 아마 제가 봤던 일본의 성 중 가장 사이즈가 작지 않나 싶네요.

아담하지만 산 위에 고고하게 있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내부는 4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1층엔 칼 같은 무기들, 2층은 기억이 안 나고...

3층은 일본 각국의 성들 소개, 4층은 전망대 입니다.

성 내부 계단이 경사가 있으니 무릎이 안 좋거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조심하세요! 

 

높이 올라와서 그런지 이와쿠니성 전망대에서 본 뷰는 훌륭했습니다.

긴타이교와 이와쿠니 시가지, 멀리의 세토내해까지도 보이네요.

저 너머의 육지는 시코쿠이려나요...? 

 

성을 보고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오면 근처에 시로헤비 (백사) 박물관이 있는데,

별건 없고 그냥 흰 뱀을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200엔인데 긴타이교 넘어올 때 샀던 세트권을 보여주면 160엔 정도로 약간 할인됩니다.

200엔이나 160엔이나...

시간 없으시면 생략해도 무방할 듯?

 

더워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다리를 건너가려 했는데,

음식물 들고는 못 건너간다네요.

다 먹고 갈 겸 강변에 내려와서 다른 뷰에서의 긴타이교도 감상했습니다.

이쪽에서 봐도 예쁘네요. 

 

원래는 신이와쿠니역까지 버스로 가서, 신칸센으로 히로시마역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구글지도가 그쪽 루트로 안내를 안 하더라고요.

버스 시간 혹은 신칸센 코다마가 딱딱 있는 게 아니라 그런 듯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이와쿠니역으로 돌아가 산요 본선으로 1시간 정도 걸려서 돌아갔습니다.

그래도 의자가 크로스시트였기에 나름 편하게 왔습니다. 

히로시마에 도착해 숙소에서 잠깐 쉬고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으러 왔습니다.

가게 이름은 원조 히로시마 마제멘. 

미리 숙소 근처에서 찾아놓은 곳인데 구글 평점이 상당히 좋더라고요.

 

기본 히로시마 마제멘에 따뜻한 면, 맵기 3단계 주문했고 산프몰 생맥도 같이 먹었습니다.

사실 면도 맛있긴 했지만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았는데, 중요한 것은 밥입니다.

면을 다 먹어가는 시점에 밥을 시키면 김가루와 함께 주시는데

남은 파, 고기, 소스와 비벼 먹는 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가신다면 꼭!! 밥 추가해서 드세요. 小로도 충분합니다!

 

참고로 가게 내부는 4석 2개 2석 1개 나머지 5개 정도의 카운터석입니다.

접객이 꽤나 친절하시고 카운터석에서 음식 기다리면서 티비를 봤는데

근처에서 하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한신 타이거즈의 야구 경기였습니다.

4회 말까지 히로시마가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었는데 우천 중단이 되더군요.

ㅋㅋㅋㅋ간바레 카프...

 

다음에 히로시마 오면 야구장도 가보고 싶네요.

히로시마 시민들의 카프 사랑은 유명하니까요. 

하지만 우승을 못하지 www.


이렇게 히로시마 여행 이틀째, 미야지마와 이와쿠니 여행이 끝났습니다.

미야지마는 기대한 만큼의 훌륭한 여행지였고

이와쿠니는 미야지마 가는 김에 들르면 좋을 만한,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여행 간 도시 중에서도 유독 히로시마가 그립네요...

그 노면전차가, 카프의 붉은 유니폼이, 에키에의 북적한 느낌이, 오코노미야끼가...

적지 않은 일본의 도시들을 다녔지만 여기에 '살고 싶다'라고 느낀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히로시마는 그중 하나이고요.

 

3일째는 또 다른 히로시마현의 여행지를 갑니다.

가장 재밌게 느낀 여행지를 다녀왔고 일본 여행기 1탄 히로시마현 편의 마지막이 되겠네요.

변변찮은 글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꾸벅